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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31 23:39

구원받은 죄인의 그 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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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진부한 비유입니다만,

옛날옛적에 노예로 태어나서 그것도 고약한 주인 밑에서 정말 비참하게 살고 있는 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집안 경제가 망해서 노예로 팔렸는지, 나라가 전쟁에서 져서 망했는지, 태생이 상놈 가문이었는지, 뭐 이유는 상상에 맡김)

한 마디로 인간 취급을 못 받았죠. 글도 읽을 줄 모르고, 자유가 없고 맨날 허드렛일만 하다 성질 드러운 주인한테 맞거나 욕 얻어먹는 게 다반사였습니다. 눈치 백 단이 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었습니다.

평생을 이렇게 살다 그냥 죽었을 터인데
그러던 어느 날, 한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서 이 여자를 엄청 진심으로 사랑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거금을 들여서 이 노예를 옛 주인에게서 사 버리고 자유의 몸을 만들어 줬습니다. 더구나 이 여자는 그 왕자와 결혼하여 조만간 왕비가 될 처지가 됐습니다. 하루아침에 완전 인생 역전.

그런데, 그런데..

이 여자, 하루 이틀도 아니고 1년 365일 내내 앵무새처럼 “왕자님, 평생 노예로 살 수밖에 없던 저한테 이런 자비를.. 흑흑 너무너무 고마워서 어쩌죠? ㅠㅠ”밖에 할 줄 모릅니다. 다른 거 하는 게 없습니다.

왕자님이 정말로 고맙다면, 이제 정말로 왕자가 원하는 대로 말투와 행동도 고급스럽게 바꾸고, 글도 배우고, 왕궁에서 살기 위해 필요한 각종 매너와 인사법도 배우고 왕족이 될 준비를 해야 하는데,
궁전에서까지 노비 시절처럼 막 남 눈치 살피면서 불안하게 지내고, 식사 때는 남이 먹다 떨어뜨린 찌꺼기도 손으로 허겁지겁 주워 먹습니다.
왕비가 될 여자가 아무 앞에서나 무릎 꿇고 앉는 노예 근성이 변함이 없습니다.

이렇게만 끝나면 다행인데,

어떨 때는 숫제 ‘왕자님이 나 정말 사랑하는 게 맞을까? 이렇게 실컷 살다가 내가 뭐 하나 실수라도 하면 도로 쫓겨나지는 않을지? 전주인에게로 송환이라도 되면 어떡하지?’ 이런 의심스런 걱정을 하는가 하면,

‘왕궁 생활, 너무 껄끄럽고 가식적이고 거추장스러워! 차라리 조금 험악하게 살긴 했어도, 아무 생각 없이 시키는 일만 고분고분 하면 먹여 주고 재워는 주던 옛날 시절이 차라리 더 나을 것 같다’
‘왕자님보다는 차라리 그 주인집에 총각(또는 다른 동료 남자 노예)이 더 남성스럽고 멋있어 보이던데!’

숫제 저런 생각까지 들기도 합니다.

노예 딱지를 뗀 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저러고 있는 약혼녀를 보는 왕자님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기도 안 차겠죠?

그런데 불행히도 구원받고 나서도 하나님 보시기에 저렇게 살면서 성령님의 안구에 쓰나미가 쏟아지게 만드는 크리스천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 유형도 별별 부류가 다 있습니다.

성경과 교리를 공부하면서 영적 성장 내지 그리스도의 정결한 신부로 단장하는 교육이 없이,
오로지 24시간 내내 하는 게 구원, 복음밖에 없는 교회. 지옥 안 가는 게 지상 최대의 목적인 교회. -_-;;
아는 거라고는 탕자의 비유 같은 은혜의 말씀밖에 없고, 갓 구원만 달랑 받아서 온통 baby뿐이라, 영적으로 주님을 기쁘게 하기 위해 할 줄 아는 게 전혀 없는 교회.

구원받고 나서도 성경은 오로지 종교 경전으로서의 최종 권위일 뿐이지 일상 생활에서 사고방식이 불신자하고 하나도 다를 게 없는 신자들.

‘난 성경대로 살지도 못하는데 이러다 구원 잃으면 어떡하지? 휴거 못 되고 대환란 겪게 되면 그 뒤로 어떻게 해야 최대한 고통 없이 순교할 수 있지?’ 에 맨날 불안 초조해하느라 진 다 빼고 전전긍긍하는 신자들.
이런 식으로 창세기 50장에서 요셉의 형들의 불신과 악한 추측은 요셉을 울게 만들었습니다. (창 50:17) “형님들 아직도 저를 못 믿으시겠습니까? ㅜㅜ”

끝으로, 크리스천으로 살면서 조금 불편하고 손해를 감수하다 보니 차라리 옛날 시절이 나았다고 하나님을 원망하고 불평하는 초짜 신자들. 기껏 자유를 얻고 나서도 다시 이집트로 돌아가고 싶어하던 출애굽 유대인들의 후예입니다.

나의 신앙 생활을 돌이켜 봅시다. 이 글은 본인도 스스로 적용하면서 반성해 봅니다.

p.s.
왕자가 주인으로부터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 노예를 풀어 주려고 했을 때, 여자가 이렇게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A: 호의는 고맙지만 괜찮아요. 여기서 열심히 일하고 주인 마음에 들면 아마 주인님이 저를 풀어 줄 거예요.
혹은
B: 왕자님 돈 엄청 드셨을 텐데, 여기 적지만 제가 가진 패물도 좀 거기에 보탤게요.

왕자님이 처음엔 반했다가도 눈이 휘둥그래지지 않겠습니까?

이 글의 일차적인 적용 대상은 일단 저런 부류에는 해당하지 않는, 구원은 확실히 받은 신자-_-입니다.
하지만 우리더러 하나님 앞에서 저렇게 행동하라고 가르치는 거짓 종교들도 허다합니다.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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